남아메리카 국가인 칠레에서 첫 성소수자 장관인 마르코 안토니오 아빌라 교육부 장관이 야당으로부터 탄핵을 직면했다. 아빌라 장관은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 출범 아래 알렉산드라 베나도 전 체육부 장관과 함께 칠레 역사상 첫 성소수자 관료로 통한다.
칠레 하원의회는 11일(현지시간) “12일 오전 10시 본회의에서 교육장관에 대한 탄핵 여부를 결정할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간 아빌라 장관을 향한 야권의 송곳질의는 꾸준히 지속됐다. 야권은 ‘학생 학력 저하’를 빌미로 아빌라 장관의 경질을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아빌라 장관이 지난 3월 야당 소속인 비비아 델가도 하원의원과 격렬한 언쟁을 벌였고, 당시 언쟁은 아빌라 장관 탄핵 국면으로 이어지게 됐다. 델가도 하원의원이 속한 녹색생태당은 집권당에 우호적인 야당으로 분류됐으나 아빌라 장관과의 언쟁 사건으로 인해 분위기를 달리했다. 더욱이 현재 칠레 상원 및 하원의회는 모두 ‘여소야대 국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리치 대통령은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탄핵은 각료에 대한 합법적인 견제 수단”이라면서도 “불행히도 아빌라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은 성소수자 혐오로 귀결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성소수자 혐오는) 우리사회에서 절대 용납돼선 안 되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칠레 야당 의원들은 아빌라 장관을 향한 비판 공세를 높이고 있다. 야당의 한 의원은 자국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아빌라 장관은) 변태”라는 혐오 발언을 서슴없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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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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