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현장스케치)
출처: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현장스케치)

평소 감성적이고 힐링되는 작품을 좋아한다. 그래서 잔잔하지만 보는 이들을 힐링 시켜주는 드라마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편안하게 힐링하며 볼 수 있는 작품들 보다 자극적인 소재들로 가득찬 것 같다. 

이번에 소개하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자극적인 소재가 주는 피곤함을 덜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필자의 인생작이다. 이 드라마는 이도우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으며, JTBC에서 2020년 2월 24일부터 4월 21일까지 16부작으로 방영됐다. 박민영(목해원 역)·서강준(임은섭 역) 배우가 주연을 맡았고, 문정희, 강신일, 남기애 등의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들과 함께 당시 기준 신선한 느낌을 주는 이재욱, 임세미, 추예진 배우가 출연했다.

이야기는 음악학원에서 첼로를 가르치던 해원은 학생과의 불화를 계기로 한동안 이모가 운영하는 북현리의 호두하우스 펜션에서 지내기로 하면서 시작된다. 해원은 펜션 건너의 작은 서점 '굿나잇 책방'을 운영하는 동창 은섭과 재회해 북현리에 머무르는 동안 책방 알바생이 되기로 한다. 그리고 이들이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힐링 로맨스가 펼쳐진다.

이 작품의 장점 중 하나는 잔잔한 내레이션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선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전하지 못한 진심을 담은 속마음들이 등장인물들의 독백으로 전달된다. 특히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목소리와 감성적인 문장의 내레이션으로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 드라마 속 문학작품들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작중 배경이 책방인만큼 다양한 문학작품이 등장한다.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술 한 잔',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 백석의 '머루밤' 등의 따뜻한 구절들을 이야기에 담아 겨울의 감성을 극대화했다.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살아나는 표현력이 담긴 낭독으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잘 먹고 잘 자는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잖아. 다들 그 기본적인 것도 못해서 힘들어 하잖아. 그러니까 부디 잘 먹고 잘 잤으면 하는 마음에 잘 일어나고 잘 먹고 잘 일하고 쉬고, 그리고 잘 자면 그게 정말 좋은 인생이니까 그러니 모두 굿나잇“

현실에서도 잘 먹고 잘 자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잘 먹고 잘 잤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 위로의 마음이 느겨지는 대사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굿나잇을 외치게 만든다. 작가의 유려한 필력과 서정적인 연출, 디테일한 표현 등에 더해진 명대사는 감정선을 살리는 핵심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에서 도망쳐 온 해원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있다. 은섭은 그런 해원에게, 우리에게 위로를 전한다. 마음 속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을 때 보면 좋은 작품. 겨울을 녹여내고 따뜻한 봄이 찾아올 것 같은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감상하기를 추천해본다.


허보경 객원기자
* 허보경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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