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SBS '모범택시' 홈페이지(드라마 '모범택시'의 한 장면.)
출처 : SBS '모범택시' 홈페이지(드라마 '모범택시'의 한 장면.)

2021년은 엄청난 드라마들이 등장했던 해였다. 예를 들자면 <펜트하우스 2>, <빈센조>, <슬기로운 의사생활 2> 등 당시 시청률이나 화제성도 높았고 아직도 회자되는 작품들이 이 때 방영됐다. 이런 대단한 작품들도 좋았지만 필자는 우연히 알게 된 드라마 <모범택시>가 가장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고, 언제나 다시 보면서 어느새 인생작으로 남게 됐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드라마 <모범택시>는 2021년 SBS에서 방영한 금토 드라마이며 웹툰 작가 크크재진의 웹툰 모범택시를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김도기(이제훈 배우)가 동료들과 함께 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억울한 피해자들을 위해 범죄자들을 사적으로 응징하며 자신들만의 정의를 실현하는 내용이다. 법의 안에서 보호받지 못한 피해자를 위해 범죄자를 사적으로 응징한다는 사이다 적인 소재, 파워풀한 액션, 몰입감 있는 연출 등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의뢰인 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이 드라마는 3회부터 최종화까지 엔딩 카피와 함께 해당 회차의 주제와 관련된 신고 전화를 표시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 속 의뢰인들은 대부분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붙어있는 전단을 통해 모범택시의 존재를 알게 된다. 이 전단은 모범택시가 “의뢰인이라면 어떻게 생을 마감할까?” 라는 가정을 해 붙이고 의뢰인들은 모범택시를 마지막 한 줄기의 빛으로 생각하며 의뢰를 넣는다. 엔딩 카피는 시청자들에게 전단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 중 해당 사건과 비슷하거나 동일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다면 엔딩 카피를 통해 도움을 요청 하는 방법을 알고 신고할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공적인 복수보다는 사적인 복수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권선징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에서 가해자의 악랄한 수법과 가벼운 처벌을 보며 분개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러 주요 사건의 처리에 있어 외국보다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공적인 영역이 약하니 사적인 복수에 열광하는 사회 분위기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성범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종신형이 나올 수도 있는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한국은 중형을 선고해도 10년 내외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 드라마는 법이 닿지 못하는 부분을 두고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정의(正義)의 정의(定義)는 무엇인가? 어느 누구의 정의가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에서 솜방망이 형량에 대해 직접 응징하는 부분을 보며 시청자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정의’를 바탕으로 하는 선택도 눈에 띄며 이러한 부분에 집중해서 본다면 더욱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얘기해 줄 수 있어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는 김도기가 의뢰인들을 만나며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이다. 고통받지만 이를 남모르게 숨기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의 빛이 되는 한마디일 것이다. 피해자의 고통은 크다. 그러한 고통을 감안하고 용기를 내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모범택시’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의 변화를 꿈꾸고 더 나은 현실을 기대하도록 하는 작품, 필자의 인생작 <모범택시>를 추천해본다.


함영준 객원기자
* 함영준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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