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편견에 대한 시선을 바꿔야 할 때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포스터)

필자는 ‘원더’를 영화로 보기 전에 영어 원서로 먼저 접했다. 배우의 연기를 통한 캐릭터의 감정 묘사, 감동적인 음악과 시각적으로 연출된 동화적인 이미지 등에 주목할 수 있는 영화 ‘원더’는 원서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평소 사람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잔잔하고 따뜻한 감동을 자아내는 작품을 즐겨보는 필자에게 ‘원더’는 자극적이고 복잡한 갈등 관계를 풀어나가기보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용기와 위로의 메시지를 주는 영화였다. 그래서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받은 시선이나 사회적 편견에 상처를 받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필자의 인생작이다.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원더, 어떤 영화인가

‘원더’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용기를 낸 따뜻하고 감동적인 가족 영화이다.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영화로 R.J. 팔라시오의 소설 ‘아름다운 아이’를 원작으로 미국에서 2017에 개봉했으며 대한민국에는 2017년 12월 27일에 개봉했다. 2018년 북미 극장가 가장 놀라운 화제작, 아마존 선정 이달의 책 뉴욕타임즈 선정 118주 베스트셀러 등으로 큰 명성을 쌓은 이 영화는 현재 넷플릭스, 티빙, 왓챠 등에서 스트리밍(방영)되고 있다.


세상을 향해 내딛는 어기의 첫 발걸음

주인공 ‘어기’는 선천적 안면 기형으로 인해 세상에 태어났을 때부터 평범한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눈, 코, 입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스물일곱 번의 수술을 진행했다. 누구보다 위트있고 호기심 많은 아이지만 남들과 다른 외모로 인해 헬멧 속에 숨은 채 홈스쿨링으로 학습을 이어왔다.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그러다 어기의 엄마는 아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어기의 등교를 결정한다. 어기는 처음으로 헬멧을 벗고 낯선 세상에 용감하게 첫발을 내딛지만, 첫날부터 남다른 외모로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사람들의 시선에 큰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다시 한번 용기를 내고 주변 사람들도 어기를 보며 하나둘 변하기 시작하면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진짜 자신을 마주하는 용기와 작은 친절이 조금씩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장애를 통해 파생되는 여러 등장인물의 ‘관계’에 대한 입체적인 구성

‘원더’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주인공 외 인물들의 이름을 딴 ‘챕터별 제목’과 각자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전개이다. 어기의 엄마는 아들의 모습을 부끄러워하기보다 다름을 인정하고 당당하게 드러내도록 용기를 준다. 이를 통해 어기는 자신의 어려움이 전부인 줄 알았지만, 모두가 각자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기의 성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개성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준다.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또한, 누나 비아, 같은 반 친구인 잭윌, 비아의 절친 미란다 등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덧붙여 주인공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모습들은 전지적 시점이 돼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 관객들은 어기와는 다른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보며 어기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 대한 이해의 시선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연기를 통해 인물 이해도가 높다는 것 역시 알 수 있다.


위대한 강함은 친절함을 가질 용기

영화의 모든 인물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들 속에서 힘겹게 싸워 ‘친절한 사람’이 되기로 한다. 그저 교장 선생님의 부탁으로 친절한 척 행동했던 잭윌, 어기에게 쏟아진 관심 때문에 늘 소외된다고 생각한 비아, 이 남매의 가족처럼 화목하지 못해 그들을 부러워하고 질투했던 미란다까지 모두 친절한 사람이 되기 위해 용기를 낸다.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위대함은 강함에 있지 않고 힘을 바르게 쓰는 것에 있습니다. 정말 훌륭한 사람은 그 힘으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며 직접 본을 보입니다.” 영화에서 학교 졸업식 날 일종의 선행상으로 주던 메달이 어기에게 전달되는 이유가 설명된 대사이자 필자의 마음을 울린 문구이기도 하다.

이 장면에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만연한 현실에서 필요한 태도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바로 바라볼 용기를 내면 결국 친절함으로 나타날 것이므로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필자가 이 영화를 소개하는 이유이다.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날 봐. 누구나 얼굴에 흔적이 있어. (생략) 얼굴은 우리가 갈 길을 보여주는 지도이자 우리가 지나온 길을 보여주는 지도야. 절대로 흉한 게 아니야.” 영화에서 엄마가 어기에게 해준 말로, 외모는 바꿀 수 없으니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각자 바꿀 수 없는 특징이자 타인은 가질 수 없는 ‘개성’을 지니고 있다.

개성은 내가 나다워질 수 있는 본래적 가치이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감정과 자신에 대한 감정은 서로 연결돼 있으므로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이를 통해 필자는 남에게 냉철한 옳음보다는 따뜻한 친절함을 베풀자는 메시지에 크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관객들 또한 상대에 대한 이해는 결과적으로 자신을 알고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원더 스틸컷)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할 땐 친절함을 택해라.” 이 영화는 편견과 차별 속에서 진짜 자신을 마주하는 용기와, 그 용기에서 나오는 친절이 조금씩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어기의 발걸음에 용기를 주는 가족들의 응원,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형성되는 우정, 남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시련을 겪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 얻은 성장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통해 많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편견과 차별적 태도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이 영화는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주고 잔잔한 위로가 돼준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필자의 인생작 <원더>를 시청하기를 바라며 이를 통해 수많은 사회의 차별적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최어진 객원기자
* 최어진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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