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통화기피현상 이른바, ‘콜포비아’가 SNS 이용이 활발한 Z세대에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20대 대학생 149명에 물어보니, ‘콜포비아를 한 번이라도 겪은 적이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이 64%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2022년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서 20~40대 MZ세대 27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10명 중 3명이 “콜포비아를 겪었다”고 응답한 것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이와 관련, 서울 소재 대학교의 학생인 권모(24)씨는 "친구들과의 통화가 무조건 불편한 것은 아니고 재미를 느낄 때도 있지만, 통화를 할 때 내가 말실수를 할까봐 불안한 반면, 생각을 하고 나서 신중하게 답장할 수 있으면서 내가 답장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메신저가 편하다"고 답했다.
콜포비아 현상은 점차 높아지는 SNS 이용도와도 관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화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익숙한 기성세대와 달리, 대학생을 포함한 20대는 인스타그램 DM, 카카오톡과 같은 온라인 메신저가 익숙한 세대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들 세대는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새로운 문화를 선도해 나가지만 온라인 소통에 익숙한 나머지 전화 통화를 통한 직접 소통을 꺼리게 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대면 활동은 많은 부분이 중단됐던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이런 콜포비아 현상은 더욱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설문에서도 ‘SNS를 활용하는 시간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다고 느낀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이 59%로, Z세대 스스로도 자신들이 SNS를 많이 활용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소재 대학교를 재학 중인 박모(23)씨는 “SNS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서포터즈 활동과 같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활동이 많아서 SNS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며, SNS를 줄이고 싶어도 개인적인 의지보다도 SNS를 줄였을 때 여러가지 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것을 걱정했다.
SNS를 줄이기 어려운 이유에 활동의 제약도 있지만 온라인 상에서의 소비가 늘어났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SNS에서 나오는 후기를 통해서 구매하는 것이 오프라인 구매보다 많다’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72%로 온라인 구매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처럼 SNS는 Z세대에게는 일상의 필수품이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전화 통화를 통한 일상적인 대화마저도 부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질 정도로 과도하게 SNS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한번쯤은 돌아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윤석호 객원기자
* 윤석호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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