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국소비자원(그린워싱 관련 포스터)
출처 : 한국소비자원(그린워싱 관련 포스터)

“케이팝 아이돌을 좋아하는 A씨는 이번 활동기에만 같은 앨범을 약 20장 이상 구입했으며 콘서트와 팬미팅 DVD, 리뉴얼 된 응원봉, 멤버의 생일 MD 등 총 다섯 종류의 굿즈를 구매했다. 굿즈에 약 60만 원을 지출했지만, 좋아하는 아이돌을 위해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잦은 상품 발매로 쌓여버린 굿즈는 더 이상 보관할 곳이 없어 애물단지가 됐다.”

이처럼 케이팝 엔터테인먼트는 이익을 위해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기에 상관없이 짧은 간격을 두고 새로운 굿즈를 발매하고 있다. 이렇게 판매된 수많은 굿즈는 환경오염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연예 기획사는 마케팅 방향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팬들이 앨범을 구매하는 주된 이유는 ‘포토카드’ 다. 앨범에는 몇십 종의 포토카드가 구성돼 있다. 하지만 한 장의 앨범에는 포토카드가 랜덤으로 한두 장만 들어있어 이를 모으기 위해 같은 앨범을 여러 장 구매하는 것이다. 또한 판매처나 팬 사인회마다 다른 미공개 포토카드를 제공해 구매를 유도한다. 회사의 랜덤굿즈 마케팅으로 다량의 앨범을 구입한 팬들은 길거리에 버리거나 기관이 원하지 않는 기부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앨범을 처분하기 급급하다.

이런 문제를 케이팝 팬들도 인지하여 음악과 사진 등의 콘텐츠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소비하고 포토카드만 실물로 받을 수 있는 앨범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룹 ‘빅톤’이 해당 요청을 받아들여 가요계 최초로 플랫폼 앨범을 선보였다. 호의적인 반응이 쏟아지자, 타 소속사도 플랫폼 앨범을 발매하기 시작했다. 실물 앨범 없이 플랫폼 앨범만 판매할 것을 요구했으나 의도와 다르게 실물 앨범 판매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플랫폼 앨범을 판매해 환경 오염은 악화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0년 4170만 장에서 2022년 7711만 장으로 음반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렇게 판매된 앨범은 CD 디스크, 혼합 플라스틱, 코팅지 등으로 제작되어 사실상 제대로 된 분리수거가 불가능하다. 이에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는 국제산림관리협회(FSC) 인증을 받은 용지, 자연 분해가 쉬운 콩기름 잉크 등을 사용한 앨범을 제작했다. 더불어 <장바구니 사용 챌린지>, <텀블러 사용 챌린지> 등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환경 보호 챌린지 활동을 통해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런 엔터테인먼트의 행보는 ‘그린워싱(녹색경영 표방 홍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구를 위한 마케팅을 앞세우면서 여러 버전의 앨범 판매, 랜덤·무분별한 굿즈 생산 등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케이팝 엔터테인먼트는 우선적으로 랜덤 마케팅으로 과열된 음반 시장을 진정시킬 의무가 있으며 그린워싱을 벗어나 보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환경을 생각한 마케팅을 펼칠 필요가 시급하다.


김채현 객원기자
* 김채현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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