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 대졸 출신은 고사하고 고졸 출신 지원자도 손에 꼽힐 정도 입니다. 그런 중에 어렵게 사람을 뽑으면 짧으면 1달, 길어야 1년 채우고 금새 그만 두어버리는데요, 취업난이라는 얘기는 다른 나라,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습니다.”
중소기업 및 영세기업 사장들의 이야기이다.  구직자가 넘쳐난다는 각종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은 계속되는 구인난, 채용난을 겪고 있는 현실이 어찌보면 아이러니하다.

취업현장의 양극화 현상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우수 인력들이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스펙이 적은 인재들에게는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와 같은 취업난을 겪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 영세기업에는 늘 사람이 부족하고 지원자는 없다.

과거 일본의 사례는 현재 우리나라의 현재와 많이 닮아 있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큰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는 니트족의 취업 문제에 대한 연구를 한 적이 있다. 그들이 왜 취업을 하지 못하는지 이유를 분석한 것으로 먼저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위한 능력, 스펙이 갖추어져 있지 않거나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도 이러한 생각과 비슷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학생들, 취준생은 눈 높이가 높거나 자신의 능력에 비해 허황된 꿈을 꾼다는 것이다. 
취업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후배 A씨를 만난 적이 있다.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취업을 하지 못해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2년 동안 100군데에 달하는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다고 한다. 문제는 그 기업 전부가 대기업이라는 점이었다. 후배A씨는 대기업에 취업할 정도의 스펙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대한 장점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헤어지는 후배 A씨의 모습에서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출처 : 이미지투데이 (취업난과 구인난이 모두 심각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대한민국의 현재이다.)
출처 : 이미지투데이 (취업난과 구인난이 모두 심각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대한민국의 현재이다.)

취업난, 구인난에서 사용되는 ‘난(란)’이라는 단어는 亂이라는 한자다. 현실도 취업 경쟁이 아닌 취업전쟁, 채용전쟁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이다. 그렇다면 전쟁에 임하는 자세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 상대방을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인지, 나의 무기는 잘 닦고 조여져 있는지 등 임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전쟁의 상대도 잘 파악해야 한다. 취업전쟁이라고 한다면 적은 기업인가? 아니면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경쟁자들인가? 어쩌면 둘 모두일지도 모른다. 전쟁을 준비함에 있어 상대방을 바로 알고 그 상대방을 이길 수 있는 무기가 준비되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취준생, 중소기업 및 영세기업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B대표는 이런 얘길한다. “과거처럼 살기 위해서, 생존만을 위해 많은 걸 포기하면서 직장에 매달리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의 청년들은 절박함이 없습니다. 1년 해보고 자신과 잘 맞지 않아서 그만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하죠. 하지만 그 1년동안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 얼마나 알려고 했으며 보다 나은 성과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뒤돌아 볼 필요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꼰대의 ‘라떼 이야기’라고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취업을 하고 금방 일을 그만두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젊은이들만의 문제에서 기인하지는 않는다. 일부 중소기업, 영세기업에서는 제대로 된 복리후생, 업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기도 한다. 야근을 했지만 야근수당을 주지 않거나 주말 근무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취준생 또는 현재 중소기업에 몸 담고 있는 직장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야근 그 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라고 한다.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의 특성상 야근이 잦을 수도 있고 이를 인지한 채로 입사를 결정했음에도 이러한 부분이 계기가 되어 퇴사를 하게 되는 것은 운영진들의 마인드가 문제라는 것이다.

사회는 점점 변화해 가고 있으며 과학기술은 계속 진보하고 있다. 이제 곧 많은 일자리를 AI가 대체하게 될 것이다. 취준생들에게는 전쟁을 치루어야 할 또하나의 적군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 한 자양강장제 광고에서 “작으면 어때, 크게 키우면 되지”라는 말이 나왔다. 요즘 세대에서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문구일 수도 있다. 작은 회사를 크게 키우기 위해서는 인재들의 양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수 인재가 작은 회사에 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운영진은 과감한 물리적 투자, 제도적 보상을 감수해야 한다.

들어갈 회사가 없다,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 라는 말은 핑계 뿐이다. 대한민국에서 핑계로 성공한 사람은 가수 김건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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