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생동감 불어넣는 ‘예술’, 우리 삶에도 긍정적 영향”
“스팩 뛰어난 인재 많지만… 지역과 호흡하는 인재는 많지 않아”
“첨단과학이 미칠 예술계 영향, 서로 다른 창조로 시너지 기대”
“‘예술의 도시’ 美맨해튼 공공예술행정, 용인에 대입 가능”
“시민분들의 부름으로 ‘경기도의원’이란 소중한 경험 얻어”
“용인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일 무엇이 있을지 고민 중”

사진 : 황인경 기자(권미나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교수가 14일 용인 수지 내 한 카페에서 본지 인터뷰에 임한 모습이다.)
사진 : 황인경 기자(권미나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교수가 14일 용인 수지 내 한 카페에서 본지 인터뷰에 임한 모습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거론하자면 경제·안전·안보·교육 등 여러 단어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중 우리 삶에서 ‘예술’ 역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일깨워준 인물이 있다. 바로 권미나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교수다. 미국 맨해튼 음악대학교에서 석사 및 최고전문연주자 과정을 밟은 권미나 교수는 앞서 제9대 경기도의회 도의원으로 ‘예술과 지역의 상생’을 최우선으로 한 의정활동을 펼쳐 지역사회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권미나 교수의 상생 행보는 <사이드뷰> 시선에 포착됐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 14일 용인 수지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수지에서 20년간 희노애락을 보낸 ‘권미나’, 앞으로도 용인을 사랑하는데 인생을 소비하고픈 ‘권미나’라고 한다. 앞서 시민분들의 부름으로 ‘제9대 경기도의원’이라는 값지고 소중한 경험을 했다. 현재는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앞서 언급대로 제9대 경기도의원을 지냈다. 당시 소회를 말해달라.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루하루 열심히 살던 때였다. 그만큼 보유했던 경험과 갖췄던 지식을 다 동원해 불태웠고, 시민 모두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서적을 접했다. 그렇다고 현재를 열심히 살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웃음)”

출처 : 용인시청(용인에 위치한 보정동 카페거리의 풍경.)
출처 : 용인시청(용인에 위치한 보정동 카페거리의 풍경.)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상당한 것 같다. 돌발 질문을 드린다. 독자들에게 소개하고픈 지역의 카페가 있다면. 

“너무나 많다. 오히려 어떤 카페를 소개해드려야 하나 고민이다. 최근 다녀온 상현1동 주민자치센터가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 내 카페를 소개하겠다. 도서관과 카페를 모두 소개하는 것이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싶다.(웃음) 이 도서관은 오늘처럼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소소하면서도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도서관에 있는 카페에서는 단돈 1000원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카페 내 냉유자차를 좋아한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이른 시일 내로 도서관 옥상에 쉼터도 오픈한다고 한다. 쉼터가 오픈되면 작은 음악회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싶다. 많은 분들께서 이용해주시면 좋겠다.”

-도의원 재임 당시 전문성을 살려 ‘보정동 카페거리’ 조성에 힘쓴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보정동 카페거리는 다수의 이색적인 점포가 입점돼 있고 연간 6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용인 특유의 자생적 문화가 숨 쉬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과거엔 콘크리트 건물만 있어서 지역상권이 생사의 고비를 직면해야 했다. 이곳에 문화콘텐츠인 버스킹 공연과 할로윈 축제, 빛의 축제 등을 유치함으로써 지역상권은 생기를 찾기 시작했다. 

지역상권이 활성화 움직임을 보이자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난관이 나타났다. 바로 주차장 문제다. 많은 방문객이 보정동 커페거리를 찾자 주차장 부지 확대 민원이 증가한 것이다. 용인시 역시 주차장 확대 필요성에 동의했으나 자체적으로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저는 시청 공무원들의 고충, 소상공인들의 고충에 경청했고 이를 도의회에 알렸다. 그 결과, 보정동 카페거리 주차장 확대 사업과 관련된 전체 예산의 96%(약 7억원)을 도에서 지원하도록 이끌어냈다.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뿌듯하다.”

사진 : 황인경 기자(본지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권미나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사진 : 황인경 기자(본지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권미나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예술통(通)에게 예술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예술인들의 성지로 불리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유학했다. 우리나라에 접목해볼 선진국의 예술 의제가 있다면. 

“질문처럼 맨해튼은 매우 특별한 도시다. 현대 예술을 상징하는 ‘브로드웨이 쇼’를 비롯해 각종 공연과 예술이 도시와 조화를 이룬 곳이 ‘맨해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접목해볼 수 있는 예술 현안이 있다면 ‘공공조명예술’이 어떨까 싶다. 뉴욕의 한 예술 스튜디오에서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작년에 조명을 활용한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맨해튼 거리 곳곳을 여러 색의 조명으로 비추며 거리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든 것이다. 이를 용인에 대입시킨다면 지역 특색과 어울리는 조명을 곳곳에 비춰 시민과 용인을 찾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면 어떨까 싶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문화관광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장선상에서 도시에는 ‘예술’이 왜 중요하다고 보는가. 

“답변에 앞서 진정한 예술도시란 무엇인지를 정의하자면 ‘보통의 전문가’가 꾸며낸 일회성 예술 캠페인이 피고 지는 도시가 아닌, ‘지역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예술 캠페인이 숨 쉬는 도시’, 그런 도시가 진정한 예술도시라고 생각한다. 

이제 도시에 예술을 접목시켜보자. 예술계에도 흔히 스팩이 뛰어난 전문가들은 넘쳐난다. 하지만 지역의 역사와 호흡하고 그 지역을 위한 예술을 창작하는 전문가들은 흔치 않다. 지역을 이해할 수 있는 생동감 있는 캠페인이 유지되는 지역은 그 지역의 시민들에게도 큰 자부심을 안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르웨이의 화가 뭉크가 창조한 ‘절규’는 그 지역의 강렬한 노을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며, 이탈리아의 음악가 비발디가 창조한 수 많은 작곡들 역시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환경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상상해보자. 지역과 상생하는 예술 콘텐츠 속에서 성장할 아이들을, 그리고 예술도시에서 행복을 느낄 시민들을, 예술도시를 중점으로 세계로 나아갈 준비에 한창인 각계각층 지도자들을 말이다. 도시에 예술이, 지역에 예술이 필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사진 : 황인경 기자(권미나 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 황인경 기자(권미나 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요즘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첨담과학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했다. 이 기술은 우리사회 곳곳에 녹아들었고, 예술계에도 적지 않게 녹아들었다. 과학의 발전이 예술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나. 
 
“그 질문은 예술계뿐 아니라 각계각층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제 예술 영역에도 첨단과학이 깊게 뿌리를 내렸다. AI가 예술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벌써 몇 년 전 매스컴을 통해서도 보도됐다. 그뿐인가. 로봇이 음식을 만들고 사람의 노동을 대체한다는 사실도 이미 오래전부터 실행된 ‘현실’이다.

더욱이 AI와 로봇 현안을 얘기할 때 다수의 전문가들은 우리사회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을 많이 다룬 것 같다. 언론에서 그렇게 다뤄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만큼은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미래상을 말하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반성장’으로 인류의 문화예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람은 6개의 감각 ‘육감(六感)’을 느낀다고 한다. 사람은 이 감각이 있기에 ‘창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반면 AI에겐 육감이 없다. 즉 사람과 AI는 서로 다른 ‘창조 능력’을 발휘할 텐데 이 과정에서 두 창조 능력을 융화시킨다면 진정 문화예술 분야에 커다란 시너지 작용을 일으킬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 

“후학 양성에 집중하면서 용인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일, 지역과 예술을 융화시켜 시민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일, 그리고 지역 정체성을 홍보할 수 있는 예술 콘텐츠 발굴 등에 역량을 다하고자 한다. 아울러 용인은 지난 2019년 여성친화도시로 재지정된 후 ‘양성평등 선진도시’ 위상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노력에도 예술 영역이 융화를 이룰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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