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은 1992년 비영리단체인 세계안내견협회(IGDF)가 안내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지정한 날인 세계 안내견의 날이다. 우리나라에도 안내견 도입 이후부터 3월까지 총 274마리의 안내견이 분양되었고 안내견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존재이다. 우리는 안내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안내견의 시작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본격적으로 양성하기 시작한 계기는 제 1차 세계대전 때이다. 전쟁 중 많은 군인들이 수류탄 파편에 시력을 상실하면서, 부상 군인들의 사회 복귀를 위한 교육과 재활이 시도되면서 1916년 독일 몰덴부르크에 안내견 학교가 개설됐고, 독일 국견인 셰퍼드가 시각장애인을 인도했다. 

국내에서 안내견이 처음으로 알려진 건 1972년 임안수 전 대구대 교수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셰퍼드 종 안내견 ‘사라’와 함께 들어오면서이다. 이후 1994년 양현봉씨가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로부터 기증받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 ‘바다’가 국내 양성기관에서 배출된 첫 안내견이다. 국내에선 올해 3월 기준 총 274마리의 안내견이 분양됐으며 현재 73마리가 활동 중이다.

안내견이 되기까지 10년

안내견은 태어난 지 7주가 지나면 일반인 가정집에 위탁이 맡겨져 약 1년동안 일종의 사회화 교육을 받으며 적응하는 시간을 보낸다. 예비 안내견을 위탁해서 1년간 맡아주는 사람들을 퍼피워커라고 하고 이러한 과정을 ‘퍼피워킹’이라 칭한다.

약 1년간 퍼피워킹을 마치고 안내견 적합성 평가에 합격한 개들은 안내견 학교와 실제 생활 공간을 활용한 훈련을 6~8개월 받게 된다. 이 후 분양을 원하는 시각장애인과 매칭하여 안내견과 함께 4주간의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2주 동안은 안내견 학교의 숙소에서, 2주는 시각장애인의 주거지와 주요 보행지역을 중심으로 현지교육을 하게 된다. 
삼성화재는 안내견 분양교육이 완료된 후에도 소속 훈련사들을 통해 안내견이 은퇴할 때까지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한다.
이처럼 안내견 한 마리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훈련기간 2년과 안내견 활동기간인 7~8년을 더해 총 10년이 넘는 시간과 안내견을 훈련시키는 훈련사,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참여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안내견인 척하는 반려견?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노력해서 탄생한 안내견은 시각장애인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공공기관을 포함, 어디든지 출입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점을 노리고 일부 무개념 견주들이 자신의 반려견에게 ‘안내견 조끼’를 입힌 채 공공장소를 출입하는 사례가 증가하자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공지를 내렸다.

출처 :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홈페이지 (안내견 문구가 적힌 옷을 입혀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며 협조 요청 팝업을 올렸다)
출처 :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홈페이지 (안내견 문구가 적힌 옷을 입혀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며 협조 요청 팝업을 올렸다)

지난달 14일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홈페이지에는 ‘안내견 옷 착용 관련 안내’라는 팝업 공지가 올라왔다. 공지에는 “반려견 리트리버에게 안내견 문구가 적힌 옷을 입혀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사례가 목격된다”며 “이러한 사례는 안내견들의 사회 활동을 힘들게 만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사실은 최근 각종 SNS로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이 분노를 표출했다. 누리꾼들은 “어떻게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사칭할 수가 있냐”며 “안 그래도 장애인 동반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 이런 몰상식한 사람들까지 나타나면 인식이 더 부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분노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청각장애인 보조견, 지체장애인 보조견, 치료 도우미견과 같이 장애인의 안전뿐 아니라 스스로 독립된 삶을 살아가며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이다. 누군가의 눈과 발, 귀가 되어주는 안내견은 단순한 반려견 이상으로 그들의 몸의 한 부분이나 마찬가지이다.

반려견을 마치 안내견인 것처럼 꾸며 활보하는 것은 장애인들과 일반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훈련을 받은 안내견과 달리 반려견을 출입금지 장소에 데리고 간다면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시민들로 하여금 안내견의 행동으로 오인할 수 있어 안내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장애인전용 주차장에 일반인이 주차하지 않는 것처럼 안내견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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