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증 장애인들의 외로운 복지 정책 싸움
-. 장애인 등급별, 현실적인 복지 정책 개선 절실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황씨는 장애인 농아 학교를 졸업한 청각 장애 4등급이다. 25년 전 장애 4등급을 받은 이후 정상적인 근로가 어려웠던 황씨는 3회의 신체장애 심사를 거쳐 기초수급자가 됐다. 그러나 4등급을 받은 장애인은 ‘장애인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9년 7월 1일부터 기존 의학적 기준의 장애등급이 폐지되고 장애인의 분류는 ‘장애 정도’를 기준으로 중증 장애인(1급~3급), 경증장애인(4급~6급)으로 변경되어 중증과 경증에 따라 장애인 복지 혜택을 받는다.

출처: 사이드뷰 (황씨와 같은 청각장애인의 중증 및 경증 세부 분류기준이다.)
출처: 사이드뷰 (황씨와 같은 청각장애인의 중증 및 경증 세부 분류기준이다.)

황씨와 같은 청각장애인의 중증, 경증 세부 분류기준은 중증 장애인(청각장애 1급 : 청각장애 2급과 동시 다른 장애와 중복되는 경우, 청각장애 2급 : 두 귀 청력손실이 각 90dB 이상인 경우, 청각장애 3급 : 두 귀 청력손실이 각 80dB 이상인 경우)와 경증장애인(청각장애 4급 : 1호) 두 귀 청력손실이 각 70dB 이상인 경우,  2호) 두 귀 어음명료도가 50% 이하인 경우, 청각장애 5급 : 두 귀 청력손실이 각 60dB 이상인 경우, 청각장애 6급 : 한 귀 청력손실이 80dB 이상인 경우, 다른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인 경우)이다. 위와 같이 중증 3급과 경증 4급의 차이는 단 10dB이다.
 
황씨는 ”중증인 80dB와 경증인 70dB의 청각 손실은 큰 차이가 없으며 똑같이 근로 생활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 장애인 복지 혜택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증은 세제 혜택을 거의 받고 있다. 항공, 기차, 자동차세, 부동산, 취득세 등 면제받거나 감면 받는다”며 “하지만 경증은 실질적으로 받는 복지 혜택이 거의 없다. 재산 100억이 있어도 중증 장애인이면 무조건 장애인 연금이 지급받지만 기초수급자인 경증장애인은 장애인 연금을 받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황씨는 계속해서 “수년째 개선해 달라고 민원을 넣었고 4년마다 바뀌는 복지부 국회의원에게도 여당에 소셜로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귀담아들거나 답장도 주지 않았다” 며 “심지어 유력 여당 최고위원 후보에게도 편지를 썼지만 답장도 없다. 이제 나도 자포자기 중이다. 7년 동안 노력했는데 아무것도 바뀌는 건 없다”고 털어놨다.

출처: 제보자 (황씨는 14년부터 꾸준히 민원을 넣어 문제점을 제기해 왔다고 전했다.)
출처: 제보자 (황씨는 14년부터 꾸준히 민원을 넣어 문제점을 제기해 왔다고 전했다.)

황씨의 안타까운 제보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이드뷰는 보건복지부 콜센터 129를 통해 확인했다. 그 결과, 복지부는 “장애인 연금은 중증 장애인 중에서도 소득 하위 70% 이내인 장애 1급, 2급에 준하는 장애, 또 3급이면서 중복 장애가 있는 경우 지급이 되며 경증장애인은 장애인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중증 3급과 경증 4급의 차이는 크지 않은 점을 볼 때 세부 분류된 등급에 맞는 차등적 복지 정책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이를 방치할 경우 사각지대에 놓인 경증장애인들은 씁쓸하고 차가운 현실을 장시간 경험하게 될 것이란 게 일부 장애계의 전언이다. 

한편 황씨의 마지막 호소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취업도 어렵고, 힘들게 사는 기초수급 경증장애인은 사람도 아닙니까? 장애인차별 철퇴 주장하는 장애인 단체들은 자기들의 이기적인 혜택만 주장할 뿐이죠. 그들은 중증 정책만 귀담아 들을 뿐입니다. 장애인 단체 모두에게 제가 공식 서신을 보내서 이야기도 해 보았지만 경증장애인 차별 정책에는 진짜 전혀 답장해주지 않았습니다. 국가에서, 장애인 단체에서조차 차별당하는 장애인의 기분이 뭔지 아십니까?”

부당하게 차별을 받거나 학대 등을 받고 있는 장애인이나 이를 목격하신 분이라면 ☎ 117 아동.여성.장애인 경찰지원센터 ☎1331 국가인권위원회 ☎1577-1330 장애인차별상담전화  ☎ 1644-8295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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