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억6천만 어린이가 가난과 차별로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2억5천800만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교육에서 완전 배제됐으며 가난이 이들의 교육 접근을 막는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는 전 세계 학령기 아동의 약17%에 해당하는 숫자로, 대부분이 중앙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지역에 몰려 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소득이 낮은 국가에선 빈부 차에 따른 교육 차별이 더욱 심각했다. 소득 수준이 중하위권인 국가에서 상위 20%에 속하는 가정의 어린이가 15세까지 교육을 받을 비율은 빈곤 가정 어린이보다 3배나 높았으며 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몰려있는 20개 빈곤 국가에서는 지방 거주 여자아이가 중등 과정을 마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내용이 해당 보고서에 담겨있다.

각종 차별도 이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없는 원인 중 하나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학습하는 10세 어린이는 독해 시험 점수가 모국어를 구사하는 어린이에 비해 약34% 낮았고, 미국에선 성소수자(LGBTI)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을 확률이 다른 학생들 3배 가까이 높았다.
이번 유네스코의 보고서는 "불행히도 사회적 약자 집단은 교육 과정에서의 소외로 이어지는 미묘한 결정이나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 목표, 교과서에서의 정형화, 자원 배분 및 평가에서의 차별, 폭력 허용이나 욕구 방치 등과 같은 문제로 교육 체계에서 밀려나거나 배제된다"고 밝혔다. 중부와 동부 유럽 일부 국가에선 집시 어린이를 학교에서 따로 분리해 수업하는가 하면 아시아에선 로힝야 난민 어린이를 별도의 체제에서 가르친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교육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보고되었다.
전 세계 학생 약90%가 코로나19에 따른 휴교 조치로 영향을 받은 가운데 부유한 어린이는 온라인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지만 수백만명의 어린이는 교육 기회를 완전히 잃은 상태라는 것.
유네스코는 코로나19에 의한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다시 등교가 가능해지면 각국 정부가 사회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우리 시대의 위기에 맞서 좀 더 포용적인 교육을 위한 움직임이 시급하다"며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발전이 가로막힐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