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한 청년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25일 나눔의 집 측은 소녀상을 조롱한 A씨 등 2~30대 남성 3명이 나눔의 집을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들께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 날 이옥선 할머니와 다른 위안부 피해 할머니, 총 2명이 자리했다. 나눔의 집에는 총 6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지만, 다른 할머니들은 건강이 좋지 않아 직접 사과를 받지 못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그게(소녀상) 길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추우면 목도리를 갖다줬냐, 여름에 뜨거우면 모자를 하나 씌어줬냐"며 "가만히 앉아있는데 침은 왜 뱉어"라고 이들을 강하게 꾸짖었다.  

나눔의 집 관계자는 "할머니들께서 청년들의 사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청년들에게 돌아가라고 했는데, 한 할머니께서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이라며 용서해주겠다고 말씀하셨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 등 3명은 사과 이후 나눔의 집에 있는 위안부 역사관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나눔의 집을 방문하기 전에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1명은 지난 20일 아버지와 함께 나눔의 집을 찾았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폐증이 있는데 교육을 잘 시키지 못 해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 죄송하다"며 할머니들께 사과했다.

A씨 등은 지난 6일 안산시 상록수역 광장에 위치해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각종 조롱과 함께 일본말로 "천황폐하만세"를 외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분노를 불렀다.

당시 일본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일본말을 하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더 모욕감을 줄 것 같아서 외쳤다"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할머니들은 "진정성있는 사과를 한다면 용서해주겠다"라며 입장을 밝혔지만, 나눔의 집 측은 사과를 거부할 경우를 대비하여 할머니들을 대신해 A씨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나눔의 집 관계자는 "할머니들에게 연신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하는 A씨 등의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이들에 대한 고소는 모두 취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반적으로 소녀상으로 알려져 있는 평화의 소녀상은 위안부 상이라고도 불린다.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의 확립을 목적으로 한 예술 조형물이다. 대표적인 평화비로 소녀상은 의자에 앉아있는 모양과 서있는 모양이 있다.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소녀상이 세워졌으며 해외에도 10여개의 소녀상이 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수요집회의 거점으로 설치 및 철거 등에 있어서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1992년 수요집회가 시작되고 20년 뒤인 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서울에 위치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거리의 투쟁을 이어온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염원하기 위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계획을 하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1000회째인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 처음으로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