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중심 타자로 타율이 좋고 장타율이나 홈런 등 장타력을 갖춘 선수를 4번 타자라 부른다. 상대팀 투수에게는 한 방 맞을 지 모른다는 압박감, 그리고 같은 팀에게는 점수를 낼 수 있다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프로야구 10구단 마다 저마다의 간판 4번 타자가 있는 가운데 KIA는 4번 타자인 최형우의 부진이 길어짐에 따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 주 경기에서 최악의 타격을 기록했다. 한 경기가 비로 취소된 가운데 총 5경기에서 1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여기에 볼넷 3개와 사구 1개를 더 하면 출루는 총 5번 밖에 하지 못한 것이다. 세부 스탯을 보면 최형우의 부진은 팬들의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지금까지 매년 개인 타이틀에서 상위권에 자리 잡았지만 올해는 타점 부분에서만 8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장타율은 4할 8푼 8리로 2008년 이후 최저이다. 그리고 5년 연속 4할을 넘겼던 출루율도 3할 6푼 9리에 머물고 있다. 팀의 4번 타자라 하기에는 팬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변경된 공인구를 감안하더라도 그 하락세의 골은 깊다. 게다가 팀내 타자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가성비는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득점권 타율.. 2할에도 못 미쳐 리그 최하위 기록
KIA 팀 전체로 봤을 때 최형우의 부진은 득점권 부진을 의미하고 있다. 16일 현재 규정 타석을 소화한 KBO의 57명 타자 중 최형우의 득점권 타율은 1할 7푼 9리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4번 타자의 득타율로 봤을 때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타자가 출루해 있으면 홈런이나 안타로 타자를 홈으로 불러 들여야 할 4번 타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KIA타선 전체의 파괴력도 낮아지고 있다. 4월까지 타율이 2할 6푼대로 저조했으나 5월에는 일시적으로 상승해 제 모습을 찾는 것으로 보였던 최형우의 타율은 6월에 다시 추락을 거듭하였다. 기본적으로 스윙 스피드가 떨어져 타율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심 타선의 부진에 대해 KIA의 박흥식 감독대행은 예전에 비해 기복이 심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 한다고 직접 지적하고, 베테랑 타자들을 6월까지 지켜본 뒤 리빌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렇다면 KIA의 팬들은 최형우의 부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오지훈(37세)는 “그래도 2017년 KIA의 우승에는 최형우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었다. 원래 잘 했던 선수인 만큼 슬럼프를 극복하면 다시 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바람을 내놓았다. 이강석(35세)는 “타격이 부진하면 키움의 박병호가 그러는 것처럼 일시적으로 2군을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KIA의 베테랑들이 팬들이 보기에 다소 안일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라는 의견을 밝혔다.
팬들에게 야구 못하면 ‘국밥집 사장’ 잘하면 ‘원빈’이라 불리며 삼성 시절부터 중심타자로 활약해 온 최형우. 이제는 어느덧 베테랑 선수로 접어든 만큼 예전의 파괴력을 기대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KIA 팬들은 최형우가 다시 4번 타자로 큰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