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극장가는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니 더 디테일하게 이야기하자면 한국영화가 큰 위기에 봉착했다. 올해 개봉하고 있는 소위 말하는 ‘기대작’들이 관객들에게서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을 맞이하고 2월까지 개봉한 영화 중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은 개봉작이 없을 정도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멍뭉이'와 '카운트'의 경우 참혹한 흥행실패를 겪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멍뭉이'와 '카운트'의 경우 참혹한 흥행실패를 겪었다)

내노라 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대작들이 줄지어 개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는 울상짓고 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팬데믹으로 힘든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했던 영화관들은 마스크 의무화가 풀린 지금에는 티켓값 인하에 대한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아 일반 관객들은 이러한 태도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개봉한 다른 영화들을 보자면 이러한 주장이 전혀 영향이 없음을 반증한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극장판 ‘슬램덩크 더 퍼스트’나 ‘귀멸의 칼날 :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는 박스오피스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한국영화를 밀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국내 기대작 중 하나였던 '유령' 역시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출처 : 네이버 영화(국내 기대작 중 하나였던 '유령' 역시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등의 걸출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유령’은 혹평 속에서 무너졌으며 조진웅과 이성민을 앞세운 ‘대외비’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 및 해외 작품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개봉하면서 한국영화는 큰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화관 개봉을 준비했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급하게 OTT로 공개하는 전략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대외비' 역시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어필을 하지 못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대외비' 역시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어필을 하지 못했다)

현재의 한국영화 위기는 단순히 코로나의 여파라고 보기 보다 그로 인해 파생된 여러 현실적 문제가 요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트렌드화된 OTT 문화이다. 영화 같은 드라마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거나 다양하고 재밌는 작품을 줄기차게 쏟아내는 OTT는 넷플릭스, 디즈니+ 외에도 매우 많은 플랫폼이 존재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코로나 여파, 티켓값 인상 등의 상황에서도 흥행 기록을 세운 '슬램덩크 더 퍼스트')
출처 : 네이버 영화 (코로나 여파, 티켓값 인상 등의 상황에서도 흥행 기록을 세운 '슬램덩크 더 퍼스트')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던 한국영화가 알아서 무너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영화계의 단합이 최우선이다. 극장의 물가를 잡으면서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작품을 내세워야도 OTT의 아성을 쓰러트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리고 관객에 대한 냉철한 분석도 이어져야 한다. 단순히 영화를 보면서 꿈을 꾸고 ‘재밌다’고 표현하는 관객을 사라졌으며 이제는 미장센이나 연출 의도, 구성 등을 꼼꼼하게 파헤치는 관객이 많아졌다. 엉성한 플롯의 작품을 개봉하기 보다는 짜임새 있는 작품으로 ‘티켓값이 아깝지 않도록’ 서비스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영화는 ‘방구석 1열’에서 관람하는 영화로 남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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