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나무위키(마라톤 선수 이봉주)
출처 : 나무위키(마라톤 선수 이봉주)

11월 8일 사이드뷰 시선에 포착된 인물은 마라톤 선수 이봉주입니다.

이봉주는 마라톤 선수이며,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서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에 대한 인식을 바꾼 인물입니다.

은메달리스트에 대한 대접은 이봉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이봉주 이전까지 금메달 문턱에서 물러선 대한민국 선수에 대한 언론의 기사 내용은 “은메달에 그쳤다”, “동메달에 머물렀다”는 식의 부정적인 표현이 많았습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개막 이후로 유도 남자 71kg급의 곽대성이 나카무라 켄조와의 결승에서 통한의 판정패를 당하자 자리에서 엎어져 주먹으로 매트를 치며 대성통곡하는 장면이 전세계에 중계되었고, 기계체조 남자 도마의 여홍철이 결선 1차 시기에서 1위에 오르고도 2차 시기에서 고질적인 착지 불안에 발목을 잡혀 2위로 처지자 인터뷰 도중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지나치게 금메달에만 집착한다는 편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1위와 불과 3초 차이로 금메달을 놓치고도 1위를 차지한 조시아 투과니와 손을 잡고 발맞추어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도는 이봉주의 모습은 한국인들에게 은메달로도 기뻐하는 선수가 있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주게됩니다.

해당 모습을 중계하는 캐스터는 “대한민국 선수가 3초 차로 금메달을 놓쳤는데도 이봉주는 골인하는 순간엔 아쉽다는 기색이 없었다.”고 이야기했고, 다음날 각 신문도 이봉주의 은메달 소식을 1면에 이봉주의 골인 순간 사진까지 실어서 대서특필했는데, 이봉주 이전에 타 선수의 은메달 소식을 1면 한 귀퉁이에 조그맣게 보도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봉주는 한국에서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은메달로 중앙 일간지 1면에 대서특필된 최초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이후, 국민들, 선수들, 언론들에게도 은메달은 아쉬운 것이 아닌, 금메달보다 값진 것이라는 긍정적 인식이 뿌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언론은 은메달에 그쳤다는 부정적 표현 대신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 ‘금메달보다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은메달’이라는 긍정적 표현을 더 자주 쓰게 되었고, 국민들도 최선을 다해 은메달을 딴 선수에게 질타나 아쉬움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게 되었습니다.

특히, 은메달을 따고 대역죄인처럼 석고대죄하며 시상대 위에서 고개를 떨구던 선수들의 모습은 이봉주 이후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은메달리스트인 강초현은 시상대에서 금메달리스트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며 활짝 웃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유럽 출신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덴마크에 패해 은메달을 딴 여자 핸드볼 대표님은 ‘졌지만 잘 싸웠다’ 일명 ‘졌잘싸’의 가장 대표적 사례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봉주가 올림픽 마라톤에서 얻은 은메달은 단순한 은메달 1개가 아니라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에 대한 한국에서의 선수, 언론, 국민들의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기념비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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