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물러가라!
다양한 상담 등 심리치료, 문화행사 등 서비스 펼쳐

반년 넘게 계속되는 팬데믹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우울증, 곧 ‘코로나 블루’를 떨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정부기관, 정치권이 발 벗고 나섰다.

각 전국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 정부기관, 정치권은 역내 주민들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코로나19로 야기된 심리적 불안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7일 파악됐다.

출처 :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 홈페이지(지난 5월 펼쳐진 긍정적 메시지 캠페인.)
출처 :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 홈페이지(지난 5월 펼쳐진 긍정적 메시지 캠페인.)

■ 광역자치단체, 심리치료·문화행사로 치유

먼저 서울시의 경우 코로나블루로 고생하는 시민들에 대해 우울감을 해소시켜 심리적 안정을 주기 위해 실질적인 지원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정신건강상담 핫라인(전화번호 1577-0199),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 서울시 심리지원센터 등을 통한 심리 상담을 펼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홈페이지에 ‘코로나블루’치유를 위한 온라인 심리방역 플랫폼(가칭)’도 개설해 익명상담이 가능한 ‘챗봇(문자 또는 음성으로 대화하는 기능이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인공 지능)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민에게 최대 8만원의 정신의료기관 검진·상담비용을 지원한다. 여기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190개로 거주지 보건소 또는 블루터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선아(가명䞫세)는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 몰랐는데 지인이 이용해 보고 권해서 정신 상담을 받아 봤다”면서 “장사도 안 되고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손님들을 대하면서 쌓이는 스트레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립된다는 불안감 같은 것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 같아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서울시는 8월 ‘포스트코로나’시대를 준비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문화로 토닥토닥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프로젝트는 ▲찾아가는 공연 ▲소규모 상설공연 ▲시민초청 공연 ▲박물관·미술관 야간개장 및 찾아가는 전시 ▲시민응원 캠페인·심리상담 서비스 등 5개 분야로 진행된다.

지방에서도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대구시는 ‘문화’로 코로나19 우울감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멜로디가 흐르는 대구’라는 주제로 다채로운 행사를 펼치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과 문화시설 대단지 아파트 등 210곳에 심리 전문가들의 자문의견을 반영한 클래식·재즈 등 음악을 재생하고 있는데 향후 이에 대한 의견수렴을 통해 효과성을 확인한 다음 사업 연장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 기초 지자체, 지역에 맞는 ‘힐링’

대구지역 여러 지자체들은 음악 공연을 마련, 주민들에게 다가간다. 서구청은 그린웨이 백합원 광장에서 지난 31일 저녁 ‘공원 속 음악회’를 개최했다. 현장 소독, 거리 두기 등 방역 대책과 함께 진행된 공연은 구청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동시 송출돼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수성구청은 수성못 일대에서 ‘아이콘(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콘서트)’를 지난 5월부터 시작해 매주 토요일 저녁 시간에 13차례 진행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출입구를 지정하는 등 방역 모니터링을 통해 실시되며, 버스킹, 힙합, 힐링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보여준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행사 관련 종사자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조심스레 공연을 마련했다. 주민들의 코로나 블루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 대구시 수성구청(2020년 수성못 야간상설공연 ‘수성못 아이콘’이 5월부터 9월까지 수성못 동남편 카페(식당)와 수상무대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수성못 야간상설공연 모습‘
출처 : 대구시 수성구청(2020년 수성못 야간상설공연 ‘수성못 아이콘’이 5월부터 9월까지 수성못 동남편 카페(식당)와 수상무대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수성못 야간상설공연 모습‘

대구시 수성구 수성못 근처 아파트에 사는 한 대학생(21세)은 “맨 처음 대구에 코로나19가 퍼진 봄부터 학교도 못 가고 집에서 틀어박혀 있다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공연에 참가하기 시작했다”면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많지만 옛 노래들 버스킹도 많아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찾는데, 이 행사가 매년 이어져 전통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전라남도 영암군은 노인층이 26%가 넘는 초고령사회라는 점을 감안, 어르신을 비롯한 군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정신적 위기 극복을 위해 보건소를 통한 심리상담서비스를 지원 중이다. 더욱이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지속되면서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탓에 어르신들 행복쉼터인 복지회관, 경로당 등의 잇따른 운영 중단으로 어르신들이 우울함을 호소하며 코로나블루의 징후를 보이기도 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인 것이다.

전동평 영암군수는 “장기적으로는 모든 복지의 중심을 코로나19 대응과 예방에 두면서 노인과 장애인, 학생, 아동 등 모든 계층의 복지에 더 큰 관심을 갖고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복지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보건복지부-농축산부, 심리상담-농촌체험휴양 ‘힐링’

앞서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 1월 29일부터 통합심리지원단, 심리상담 핫라인 등을 운영하고 자가 격리자를 위해 반려식물을 제공해 왔다. 아울러 7월부터 의료진과 지방 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게 '숲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해 심리 회복도 돕고 있다. 8월부터는 코로나 블루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민간전문가의 심층 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해 국민들의 코로나 블루로 인한 심각한 상황을 예방하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싱그러운 녹음을 즐기며 힐링하기 좋은 '농촌체험휴양마을' 6곳을 선정, 지난 7월 발표한 바 있다. 선정된 '농촌체험휴양마을'은 숲 트레킹과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농촌여행지로 권역별 지자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최종 선정했다.

출처 : 농촌여행웰촌 홈페이지(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 농촌체험마을 6곳 중 하나인 강원도 횡성 고라데이 마을.
출처 : 농촌여행웰촌 홈페이지(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 농촌체험마을 6곳 중 하나인 강원도 횡성 고라데이 마을.

농촌체험휴양마을 6곳은 ▲가평 초롱이둥지마을 ▲횡성 고라데이마을 ▲보은 잘산대대박마을 ▲영암 신유토마을 ▲남해 해바리마을 ▲제주 의귀리 마을이다. 선정된 농촌체험휴양마을 여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 농촌관광 포털 '농촌여행, 웰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길어진 장마가 끝난 다음 자녀들과 함께 휴가를 즐기며 농촌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 與圈, ‘코로나 블루’극복은 ‘국난극복’

여권에서는 지난 6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위원장 이낙연의원’가 공동 주최한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대응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에서 기조 발제자로 나선 고도원 국립산림치유원 원장(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은 “건강한 사회적 힐링 생태계를 조성해 지속가능한 구조로 가야 한다”면서 “국민안심치유센터를 권역별로 운영하는 방안도 좋은 대안”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고 사회 전반의 침체를 극복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코로나 이후, 모두를 위한 새로운 사회’토론회를 열었다. 송 의원은 “코로나 블루 현상은 우리 사회의 내제된 국민의 고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한국 사회의 집단적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국회와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발제에 나선 이나미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 블루, 절망에서 슬픔으로-슬픔에서 창조성을 만나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 19로 인해 ▲환자의 불안 및 우울, ▲소셜미디어의 증폭, ▲인종주의 및 외국인 혐오, ▲의료진의 자신감 부족 외상 후 증후군 등 정신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 의료계에서는 환경 생태계 복원, 자유주의 의료, 계몽·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국민의 회복을 위한 발판으로서 한국형 뉴딜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끌 동력”이라면서 “연대와 공감으로 코로나 이후 모두를 위한 새로운 사회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자체, 중앙정부, 정치권의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어 전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다. 다만 늘 그렇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홀로 외로워하고 괴로워하지만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먼저 찾아가는, 숨겨진 사람들도 찾아내 돌보는 온 국민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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