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을 향한 '진격', 혹은 또 다시 반복된 '철수'

출처 :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출처 :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지난 20대 대선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둔 3월 3일,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막판 후보 사퇴를 하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전격 선언했다. 마지막 대선 TV 토론 후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고 재외국민 투표는 이미 끝난 상황에서 급박하게 이루어진 단일화인 만큼 국민은 물론 언론사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이러한 보도 차이를 확실하게 교하기 위해 성향이 다른 언론사를 한 곳씩 선정하고 기간을 설정해 ‘안철수 단일화’ 키워드를 검색해봤다. 기간은 단일화가 선언된 2022년 3월 3일부터 20대 대선 투표 하루 전날인 2022년 3월 8일까지로 설정했다. 언론사는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으로 선정했다.

해당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조선일보>의 기사 개수는 157건, <한겨레신문>의 기사 개수는 69건으로 <조선일보>의 보도량이 <한겨레신문>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는 ‘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보수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해 보수 성향을 띠고 있는 언론사에서 보도량을 늘린 결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출처 :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은 보도량이 차이 남과 동시에 단어의 사용에 있어서도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사퇴는 ‘철수’ 아니라 ‘진격’한 것”>이라는 윤석열 후보의 말을 인용한 헤드라인을 사용하였다. 해당 기사에서는 이번 단일화가 ‘정권교체’라는 안철수 후보의 확실한 소신을 전제로 이루어진 단일화였음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반면 <한겨레신문>은 <“16시간 걸렸는데 무효표?” 재외국민들 허탈…‘안철수법’ 청원도?>와 같은 헤드라인으로 재외국민 투표가 끝난 시점 단일화를 선언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재외국민들의 표를 사표로 만들었다는 점을 꼬집어 안철수 후보의 책임감에 대해 비판했다.

대선 투표일이 가까워지자 각 언론사는 더욱 상반된 보도 형태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홍준표,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마음 편하게 완승”>과 같은 헤드라인으로 단일화가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는데 좋은 영향을 미쳐 20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의도를 담은 기사들을 보도했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은 <끝까지 깜깜이 ‘박빙 대선’…3대 표심에서 결판난다>라는 헤드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번 20대 대선이 일명 ‘까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선거였음을 강조하며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하는 보도 형태를 보였다.

아이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한 남자의 사진을 두고 어떤 상황인지 설명하라고 요청했을 때, 누군가는 그 모습을 아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선의의 손짓이라고 판단할 것이고, 누군가는 남자가 아이의 금품을 갈취하는 현장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상황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한 상반된 관점이 언론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바로 언론의 정파성이라고 한다.

‘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두고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은 각각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만약 누군가 둘 중 하나의 언론사 보도를 중심으로 확인했다면 해당 언론사가 띠고 있는 정치적 신념에만 얽매여 편협한 사고를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미디어 종사자에게 자신이 설정한 틀에 갇히는 것보다 위험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기 위해 하나의 관점에 얽매이기보다는 여러 관점과 논조를 가진 미디어들을 다양하게 접하며 세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미디어 종사자를 희망하는 학생으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홍유진 객원기자

* 홍유진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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