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을 소중히 여기게 만들어주는 휴먼 드라마

출처: JTBC('눈이 부시게' 포스터)
출처: JTBC('눈이 부시게' 포스터)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JTBC 월화 드라마로, 김혜자와 한지민이 2인 1역 듀얼 캐스팅으로 만나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필자는 평소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다는 소식에 흥미를 가지고 시청하기 시작했고, 기대 이상으로 큰 감동을 준 작품이 되었다. 특히 후반부로 가면서 하나씩 풀리는 이야기들을 보며 배우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마치 드라마 속에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눈이 부시게>의 주인공, 혜자(한지민)는 어렸을 때 바다에서 주운 시계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 부작용으로 시간을 돌린 만큼 남들보다 혜자의 시간은 빨리 흘러가게 되고, 이를 알게 된 혜자는 시계를 봉인하고 살아간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혜자는 아빠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봉인해 두었던 시계를 다시 열어 끝없이 돌려 결국 아빠를 살려내지만 70대 노인의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혜자와 찬란한 순간을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준하(남주혁)은 다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이다.

출처: JTBC('눈이 부시게' 스틸컷)
출처: JTBC('눈이 부시게' 스틸컷)

이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시선이 다르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우리가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는다면 <눈이 부시게>에서는 반대로 주인공인 혜자의 시선을 담았다. 엘리베이터가 만 원이 됐을 때 혜자가 먼저 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민폐 끼치지 말고 내리라는 듯이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눈빛을 카메라가 1인칭 시점으로 보여주며 차별적인 시선의 당혹스러움을 직접 느끼게 된다.

하지만 맞서 대응하는 부분도 있다. 노인들이 성형외과에 왔다고 수근대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주인공을 통해 드라마를 보고있는 우리들의 편견 또한 깨우쳐 준다. 이처럼 다양한 장면들을 통해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점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JTBC('눈이 부시게' 스틸컷)
출처: JTBC('눈이 부시게' 스틸컷)

이 작품에는 엄청난 반전이 담겨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배우들의 눈빛들, 행동, 대사들이 결말까지 보고 나서 다시 되돌아보면 그 장면들에 대한 감정과 느낌이 새로워지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이러한 훌륭한 연출로 꾸준히 생각나게 하고 다시 찾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반복해서 볼수록 더 재미있고, 울림을 주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작이 된 그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눈이 부시게>의 핵심을 전하는 대사가 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라는 혜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이 작품의 메시지를 관통한다고 할 수 있다. 한 번쯤 삶에 지쳐서 무너지고 싶을 때 여자만이 아닌 모두가 이 말을 듣고 지금 우리의 인생에 충실히 살아가게 되는 동기가 돼 줄 것이다.

사실 초반 줄거리를 보면 판타지 코미디물로 생각하고 가볍게 보기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끝까지 시청하면 웃음뿐만 아니라 때론 눈물도 나며 깨달음을 분명히 주는 드라마이다.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노인의 모습으로 변해있다면 나는 어떻게 남은 삶을 살아갈 것이고,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 젊은 날의 귀한 삶을 소중히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배우들 연기부터 연출, 대본, 마지막 결말까지 완벽한 웰메이드 드라마가 보고싶다면 <눈이 부시게>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박주현 객원기자

* 박주현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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