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기업이 사회문제 해결 기여, 사회·경제적 가치 모두 창출하는 것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이후 기업의 책임과 전략이 중요
SK의 DBL 측정을 통한 실질적인 결과 발표 눈에 띄어
해외 기업보다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방안 미흡
정보 공개, 중장기적 목표 설정,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장 등 필요

출처: 서울과학기술대학교(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경)
출처: 서울과학기술대학교(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경)

공유가치창출(CSV) 관점에서 국내외 에너지 화학회사들의 기후변화대응 활동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내의 경우 다양한 환경 관련 신규 사업을 추진하며 내부조직과 체계를 구축했으나 중장기 전략 목표와의 연계는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해외 기업들은 온실가스 저감 사업 투자를 통한 직간접적인 다양한 활동 및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내용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천세학 교수 연구팀이 ‘상업교육연구’ 35권 1호에 작년에 발표한 논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유가치창출(CSV) 활용: 국내외 에너지 화학기업 사례를 중심으로>에 담겨 있다. 여기서 공유가치창출(CSV)이란 “기업이 수익창출 이후에 확보한 이윤을 사회에 기부하는 개념인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서 발전하여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함으로써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모두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 연구에서는 최근의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이후 온실가스 관련 법규가 신설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차원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전략이 주요 경영 이슈로 떠오르며 ‘공유가치창출’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특히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인 에너지 화학기업에게는 기후변화요인이 경영의 중대한 리스크 요인”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에너지 화학 산업은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여 가솔린, 경유, 항공유 등의 연료와 화학물질, 플라스틱 등의 소재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산업으로 “생산된 제품 또한 운송수단, 난방 등의 연료로 사용되는 등, 수요 산업까지 온실가스 발생을 유발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들은 주요 투자자와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이슈에 대한 전략과 세부 실행계획이 점점 더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자가 정리한 공유가치창출 방안으로는 ▲ 사회적 문제를 시장의 니즈로 인식하고 제품과 시장으로 재해석 하는 것 ▲ 프로세스 또는 기술 혁신, 생산성 향상 등과 가치사슬 상의 변화, ▲ 지역 사회와의 클러스터 구축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사례연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소수에 불과하고, 이러한 이유로 연구자들은 국내외 에너지 화학 기업들의 활동을 살펴보고, 국내 기업들의 실무적인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했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자들은 공유가치창출 관점을 바탕으로 국내외 에너지 화학회사들의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비교분석하고자 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 LG화학, ▲ 롯데케미칼, ▲ 한화솔루션(舊한화케미칼), ▲ SK이노베이션 & SK 케미칼 등의 다섯 기업을, 해외의 경우 ▲ BASF, ▲ BP, ▲ Eni, ▲ Equinor 등의 네 곳의 사례를 정리했다.

지금의 기사에서는 구체적인 국내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한 뒤 해외 기업의 경우 ‘차이’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이는 이 글을 통해 국내 기업의 사례를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기 위함이다. 해외 에너지 화학 기업 사례의 구체적인 내용은 한국학술지인용색인(https://www.kci.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LG화학

LG화학은 2019년 매출액 28.6조원, 연구개발투자비 1조원의 국내 1위 종합화학회사로, 논문에 따르면 지속가능 전략에서 고객 가치 창조를 가장 중요하게 두고 있다. 이 때 고객 가치 창조를 위한 일련의 경영활동이라는 주요 전략과제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저감 등 지구환경보호, 인권경영, 지속가능구매 등과 같은 인권영역과 함께 지역사회화의 상생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LG화학은 "‘지구 보호(Protecting Our Planet)’라는 미션을 수립하고 기후변화 대응 체계를 강화, 제품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환경영향 최소화, 안전보건환경 관리 강화의 4가지 추진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추진 전략에 공유가치창출 요소를 함의하고 있지만 각각의 실행과제에 있어 방법이 명시되지 않은 것”과 함께 지속가능추진체계에 있어 “사회적 이슈나 문제점을 비즈니스를 통해 해결하려는 관점보다 고객 중심 경제적 가치 창출이 우선인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 조달을 위한 콩고민주공화국과의 지속가능한 공급망 체계 구축 사업은 가치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2.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2019년 매출액 15조원의 국내 2위 종합화학회사이로, 경제, 사회, 환경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비전은 ‘Global Top 7 화학회사’ 이며, ‘경영목표 달성’, ‘Vision 달성 전략 구체화’, ‘대외 환경 변화 적극 대응’, ‘선진 기업 문화구축’, 4가지의 주요 전략 과제가 있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각 주요 전략과제별 다양한 세부 추진 과제가 존재하며 모두 기업 경쟁력 향상 방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환경과 연관된 신규 사업인 수처리 사업을 바탕으로 대구에 수처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공장을 완공해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공정 효율화를 통한 온실가스배출량 저감 활동도 꾸준히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변화 이슈로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저감 목표 수립 및 부족분 확보를 진행하며, 사회공헌으로 지역사회 대상 다양한 기부 및 봉사를 수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3. 한화솔루션(舊한화케미칼)

한화솔루션은 2020년 1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통합돼 탄생했으며, 2019년 매출은 9.5조이다. 케미칼, 태양광 에너지, 고기능성 소재 사업을 하고 있으며, 화학과 태양광이 주력이다. 연구가 진행되던 시점에 회사 합병으로 인해 정식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발간되지 않았고, 해서 舊한화케미칼 사업에서 2020년 발간한 지속가능성 이행보고서를 참고했다.

여기서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선도 화학 기업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환경, 상생, 나눔, 인재, 정도의 5가지 영역을 강조”하고 있으며, 환경경영은 “태양광 사업 등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의 대기, 토지, 수자원을 보호하는 것”을 핵심으로 했다. 여기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비전과 목표는 제시됐으나 배출권거래제 효과적인 대응 외에 명시적인 전략이나 계획을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 SK이노베이션 & SK 케미칼

SK이노베이션은 정유, 화학, 윤활유,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SK의 화학지주회사로 한국의 대표적인 종합화학업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 상태 파악 및 긍정(+)과 부정(-) 영역을 구체적으로 정량 평가하면서 관리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개선 활동을 통해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함으로써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 DBL 측정 체계는 크게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2018년 발표에 따르면 경제간접 기여성과 2조 3,241억 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조 1,885억 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3억 원이었다. 이 때 환경(공정) 영역에서 부적 영향이 가장 큰 상황인데 이는 화학산업 특성상 성장과 함께 환경 영향도 커지는 구조적 제약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추구하던 경제적 가치 관념의 방향성을 전환하여 2019년부터 경영목표의 50%를 사회적 가치 추구 항목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SK 케미칼도 마찬가지로 SK DBL에 동참해 2018년부터 경제·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 측정했으며, 회사의 KPI 평가에 사회가치 성과비중을 50%로 확대했다. 2019년 발표 기준 사회가치성과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1,810억 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296억 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5억 원이었다.

2010년부터 비즈니스를 통한 환경 영향 최소화 및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이슈로 인식하고, 환경경영 목표 ‘그린 트리플 40(Green Triple 40)’을 수립하는 등 꾸준한 노력이 있었으며, 문화(Green Culture), 사업장(Green Plant), 제품개발(Green Product) 3가지 핵심을 바탕으로 환경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구에서 제시한 국내외 에너지 화학 기업들의 공유가치창출 관점에서의 기후변화대응 전력 차이는 다음의 표와 같다.

출처: 이준범·천세학 (2021).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유가치창출(CSV) 활용국내외 에너지 화학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89p
출처: 이준범·천세학 (2021).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유가치창출(CSV) 활용국내외 에너지 화학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89p

논문에 따르면 해외 에너지 화학 기업은 공통적으로 파리기후변화 협약 등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탄소중립(Carbon Neutral) 달성과 연계한 중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저탄소 생산공정 또는 제품을 개발, 저탄소 사업 인수합병 등 실행 방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특히 BASF, BP등 에너지 화학업체들은 제품의 진환경성을 강조한 포트폴리오 확장, 온난화 부담을 적기주면서 지속가능하고 차별적인 제품과 공정 기술 개발,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 시도, 직간접 투자 형태의 신재생발전전력량 증가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를 두고 연구자는 “모두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하고 있는 전사전략체계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중과 투자자에게 목표, 마일스톤, 성과 정보를 매년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전략체계의 경우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 문제도 함께 해결하면서 동시에 기업과 사회의 이익을 공동으로 추구”하고, “일방적인 나눔이 아닌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방안”으로 제시돼 공유가치창출 개념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방법에 있어 확장된 가치사슬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과 시장을 재구성하면서 동시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해 동반성장을 유도하고 있었다.

정리하자면 연구자들은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국내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 신기후협약 체제에 부합하는 명시적인 온실가스 저감 목표 부재 ▲ 경영전략의 상위 요소가 아닌 내부 관리체계로 운영 ▲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투자 또는 계획 미흡, ▲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규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 미흡, ▲외부파트너와의 협업이 미흡 등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관련 정보 공개를 비롯해 중장기적 목표의 부재, 제품의 친환경성을 강조한 포트폴리오를 확장 노력 부족 등도 언급했다.

논문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지금의 연구에 있어 한계는 공개된 지속가능보고서를 바탕으로 진행해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사례에 대한 설명을 중심으로 진행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과 그 성과를 경제적인 지표를 활용해 실증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공유가치창출’(CSV)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ESG(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가 당연해지는 현실 속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친환경과 관련된 기업의 노력을 정리해 사례로 발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던 해당 영역의 주요 주체라 할 수 있는 ‘에너지 화학 기업’들의 활동에 대해 정리해 기초 자료를 만든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필요성과 요구가 강화되는 지금 시점에서 한 번쯤 읽어볼만 한 내용이기 때문에 ‘좋은연구’로 선정해본다.

이푸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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