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체는 너무 오른쪽에 치우치고, B매체는 너무 왼쪽에 치우쳤어.” 언론과 관련해서 한 번쯤 꼭 등장하는 목소리로는 ‘뚜렷한 정치적 방향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어느 한쪽의 시선이 잘못된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양쪽 모두 우리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두 방향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들을 선별하는 것은 언론을 접하는 모든 독자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는 특정사안을 놓고 비슷하면서도 결은 다르게 보도하는 주요 언론의 보도들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습니다. 우리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는 ‘언론의 고민’을 조명합니다. <편집자주>

출처 : 기획재정부(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다.)

각 언론보도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필자가 선택한 키워드는 ‘실업률’이다.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학교를 졸업하면 곧 나의 이야기이고, 그만큼 같은 나이대에서 관심이 많을 주제라고 생각했다. 또 실업률에 관련해 이번 정부에 대한 언론의 비판적 기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판단돼 주제로 선정하게 됐다. 언론사는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을 중점적으로 비교했다. 기간은 주제가 실업률인 만큼 최근 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난 1년으로 설정했다.

필자가 정리한 총 청년실업 관련 보도량은 중앙일보 9995건, 조선일보 5798건, 경향신문 4289건, 한겨레신문 3435건으로으로 중앙일보의 보도량이 가장 많았다. 중앙일보의 청년실업 관련 보도량은 한겨레신문과 비교할 땐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고용률 80% 회복을 부각한 경향·한겨레
지난 6월9일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한국은행 1분기 성장률을 발표했다. 이날 홍 장관은 “고용이 코로나 19 이전보다 80% 이상 회복됐고 20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의 헤드라인에서 경향신문·한겨레의 경우 ‘코로나 전 일자리를 80% 이상 회복했다’는 부분을 주로 강조한 반면, 조선일보의 경우 ‘자화자찬’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결을 달리했다.

‘아르바이트로 인한 착시효과’ 지적한 조선·중앙
지난 10월13일 기획재정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일자리가 코로나 전보다 99.8% 회복됐다”는 글을 올렸다. 경향신문은 헤드라인에서 ‘코로나 19 충격 이전 99.8% 회복’을 강조하며 통계청의 취업자 수 자료와 더불어 장관이 올린 글을 요약해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중앙일보·조선일보는 각각 ‘코로나 불황이 부른 착시효과’와 ‘제조업 일자리 마이너스’를 내세우며 장관의 말에 비판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헤드라인을 구성했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9월 코로나 19 2차 확산으로 인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많이 감소하여 올해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고, 정부가 만든 ‘공공아르바이트’가 20대와 장년층에 몰려 30대의 일자리가 없다는 부분도 지적했다. 조선일보 역시 자영업자의 감소와 증가한 일자리의 대부분이 시간제 아르바이트와 공공일자리라는 부분을 지적했다.

요약한 것과 같이 경향신문의 경우 기사의 내용이 통계청의 취업자 수 자료를 언급한 것을 제외하고는 장관의 글을 요약한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기사가 짧았고,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의 경우 통계청의 취업자 수 자료와 더불어 취업자 증감·실업자 추이를 인포그래픽으로 넣거나 연령별 취업자 수를 언급해 경향신문에 비해 기사 내용이 긴호흡으로 이뤄졌다.

4개 언론사들의 헤드라인과 내용을 비교하며 기사를 읽어봤을 때 마치 토론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추가로 나와 맞는 언론사라는 이유로 한 곳만 보는 것은 세상에 대한 시야를 자의적으로 좁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경향신문만 읽었었다면, 정말로 단순히 일자리가 늘어난 것만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정파성에 따른 기사 내용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파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지는 하고 있었으나 그것이 얼마나 큰 차이를 유발하는지는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이재석 객원기자
* 이재석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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