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휘자 정명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이탈리아에서 예정되었던 지휘 일정을 취소하고 자진하여 프랑스 자택에서 총 14일 동안의 자가격리를 결정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나치오네’ 등은 지난 2일 정명훈이 아내와 함께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자가격리를 결정함에 따라, 오는 7일 테아트로 델 마지오에서 예정됐던 피렌체 5월 음악제 관현악단과의 말러 9번 교향곡 연주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전했다.
정명훈은 지난달 19일과 21일, 22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일본 도쿄에서 도쿄 필하모닉을 이끌고 비제 오페라 <카르멘>을 지휘했다. 일본의 경우 현재 확진자가 900여명이 넘은 수준이지만 일본은 현재 한국의 10분의 1 수준만 검사하고 있으며, 한국 수준으로 검사를 확대시행하게 될 경우 확진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명훈은 국제보건계가 권고한 2주간의 자가격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정명훈 자가격리의 원인은 일본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사실상 이탈리아도 유럽에서 코로나19 최대 확산국으로 누적 확진자 수가 2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이탈리아의 경우 확진자의 상당수가 북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면 피렌체가 있는 중부 지역은 그나마 덜한 편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하는 예방적인 차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 지휘자 정명훈은 아직까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기존 연주 예정이었던 7일 이탈리아 마지오 뮤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정명훈을 대신해 이탈리아 지휘자 다니엘레 가티가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
이처럼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문화계에도 큰 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