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4관왕(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2020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각본상∙국제 장편 영화상∙감독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편 봉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각본상 후보에 함께 오른 ‘나이브스 아웃(라이언 존슨)’, ‘결혼이야기(노아 바움백)’, ‘1917(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을 제치고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수상자로 호명된 건 101년 역사상 처음이며,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탄 것도 92년 역사상 최초다. 

봉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다는 건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라며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건 아닌데, 이 상은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 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와 대사를 멋지게 화면에 옮겨 준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진원 작가 또한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듯이 한국에는 충무로가 있다”며 “제 심장인 충무로의 모든 필름메이커와 스토리텔러와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봉 감독은 타이완 출신 이안 감독에 이어 아시아인으로서 두번째로 감독상을 받았으며, 순수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어 봉 감독은 “좀 전에 국제영화상을 받고 오늘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는데”라며 “정말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또 봉 감독은 끝으로 “제가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며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 형님’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편 ‘기생충’은 빈부격차와 계급갈등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색다른 방식으로 다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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