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의 투표를 조작해 오디션 순위를 임의로 바꾼 안준영 엠넷 PD가 지난 5일 구속됐다. 또 함께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김용범 CP도 구속영장이 같은 날 발부됐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범행에서 피의자의 역할 및 수사경과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프로듀스X101’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하여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제작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관련자들을 조사한 결과 두 사람과 특정 기획사가 순위 조작에 공모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사태가 불거지자 휴대전화 메시지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명 부장판사는 투표 조작 의혹에 함께 연루됐던 다른 제작진 1명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1명에 대해서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추가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안 PD와 김 CP가 오디션에 참가한 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유흥업소 접대 등 모종의 대가가 오간 정황이 있다고 보고 제작진 일부에게 배임수재 혐의도 함께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 사건에 연루된 기획사가 투표 조작으로 이익을 본 출연자와 관련된 곳인지 아직 확인은 안되고 있다. 

이번 의혹은 지난 7월 ‘프로듀스 X 101’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높은 순위를 받아 데뷔가 유력했던 연습생들이 탈락하면서 제기됐다. 특히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수가 모두 특정 숫자의 배수라는 분석이 나오자 의혹은 확산됐다. 이에 엠넷 측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고 시청자들도 진상규명위원회를 열어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안준영 PD는 10년 동안 조연출 생활을 끝내고 2010년 김 CP가 연출했던 ‘슈퍼스타K2’에서 처음메인 PD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안 PD는 ‘프로듀스 101’, ‘프로듀스 48’ 등 프로듀스 시리즈를 기획하며 엠넷 대표 PD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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