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그 시신을 훼손 은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있는 고유정 측이 법정에서 여전히 우발적 살해를 주장하며 계획된 범행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고유정의 변호인은 23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를 하게 된 것이라 주장을 하고 있다라는 말을 했다. 이어 피고인이 알려진 바와 다르게 전 남편을 이혼 과정에서 증오의 대상으로도 생각하지 않았으며, 범행 도구를 검색한 것은 인정하지만 살해 목적까지는 아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몇 가지 검찰 수사에 대한 부분은 사실로 인정을 했다. 펜션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뒤 혈흔을 청소한 점, 그리고 두 차례에 걸쳐 시신을 훼손하고 은닉한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수사 결과에 대해 재판부는 고유정 측에게 대항하기 위한 살인이라고 주장한다면 범행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인 전 남편의 핸드폰으로 발송한 문자 메시지는 우발적 살해라는 주장과 대치한다며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이에 고유정이 범행 이후 전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꾸민 문자 내역을 증거로 제출했다. 또한 범행도구의 사전 검색, 졸피뎀 처방 내역, 피고인의 몸에 난 상처가 다른 사람에 의한 것이라 보기 어려운 감정 결과 등도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적 범행인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공판준비기일이 완료된 이후 고유정 측 변호인은 “접견을 하며 많은 대화를 했지만 현재 의붓아들 의문사 등 다른 사건 조사를 받는 상황이라 심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범행 과정 등에 대해 대부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씨가 억울한 마음과 범행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혼재되어 있다며 재판부의 요구 사항은 입장을 정리해 다음 재판에서 밝히겠다고 했다.

 

이번 열린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 사실에 대한 피고측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과정으로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를 지니진 않는다. 고유정도 이날 직접 출석 하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8 12일에 열리게 되는데 이 재판은 정식 공판인 만큼 고유정도 법정에 직접 출석을 해야 한다. 법원은 사회적 관심사가 높은 재판인 만큼 재판 진행 중 질서 유지를 위해 방청권 소지자만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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