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고 싶은 과거일지라도 돌아보면 가장 찬란했었다

출처: 네이버 영화(이터널 션샤인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이터널 션샤인 포스터)

한때 정말 사랑했던 사람을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지워버리고 싶었던 기억이 있는가? 남이 되어버렸지만 과거에 열렬하게 사랑했던 사람과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이 정말 옳은 선택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로맨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필자는 과거 2년 넘게 교제한 남자친구가 있었다. 첫사랑인 그에게 푹 빠져있었던 어느 날. 그가 추천해 줬던 영화가 바로 오늘 소개하는 <이터널 선샤인>이다. 당시에는 제대로 된 사랑을 몰랐던 필자에게는 큰 여운도 남지 않았고 그냥 한 번쯤 볼만한 영화로만 기억됐다. 하지만 사랑했던 그와의 만남에 있어 종지부를 찍은 후 다시 보게 된 이 영화는 ‘인생작’이 됐다.

출처: 네이버 영화(이터널 션샤인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이터널 션샤인 스틸컷)

이 작품의 두 주인공인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강력한 끌림으로 운명처럼 만나 서로를 뜨겁게 사랑했다. 특별할 것 같았던 그들 역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것에 스스럼이 없었다. 여느 때와 같이 심하게 다툰 후 조엘은 클레멘타인을 찾아가지만 그녀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녀가 자신과 관련한 모든 기억을 지워낸 것을 알게 되어 충격에 빠졌고 그 역시 과거의 기억을 지우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조엘은 클레멘타인과 최근에 있었던 안 좋은 추억을 시작으로 행복했던 과거까지 돌아보게 된다. 그녀와의 예쁜 사랑을 나누던 과거를 돌아보며 그는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다시 되찾은 것을 느끼고 선택을 후회한다.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클레멘타인의 손을 부여잡고 도망치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출처: 네이버 영화(이터널 션샤인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이터널 션샤인 스틸컷)

이렇게 영화는 2004년 추운 겨울, 사랑했던 서로의 기억을 깔끔하게 지운, 과거 연인이었던 주인공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했지만 결국에는 남들과 똑같은 이별을 했다. 이들이 이별한 뒤에 ‘함께하면서 행복했던 기억’과 ‘가슴 속 깊이 남이 있는 추억’들을 지우고 이 선택에 만족하는지 아니면 후회하게 되는지를 지켜보는 게 이 작품을 보는 하나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추억이 곧 사라지게 돼, 어떻게 하지?”, “그냥 음미하자”

이 작품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 중 하나다. 기억과 추억을 지우는 것은 오직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선택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선택의 결과를 두려워하지만 이내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사랑에 있어서 어떠한 선택을 하든지 과거는 바꿀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을 강조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관객들에게 이별에 더욱 담담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들에게 심심찮은 위로가 되어주었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출처: 네이버 영화(이터널 션샤인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이터널 션샤인 스틸컷)

이 영화는 현실적인 사랑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막 시작한 사람보다는 사랑과 관련한 경험을 해본 뒤에 더욱 와 닿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작중 기억을 지우면서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깨닫는 점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우고 싶은 과거일지라도 가장 찬란했던 그 당시의 기억을 상기시키며 슬퍼하고 있을 ‘관객’의 마음을 다잡아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랑에 한 번이라도 아파했던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추천한다. 지웠지만 지우고 싶은 과거여도 이를 통해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경험이 필요하며 지난 어느 날의 선택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 이제는 상대방을 아련하게 떠올릴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면 한 번 시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유빈 객원기자

* 오유빈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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